소말리아 모가디슈 출신 네덜란드 이민자 아브디는, 잘못된 선택으로 수감되었다가 출소한다. 그의 이웃인 감독은 아브디의 재능과 자신의 장기를 조합해, 폭력과 범죄로 점철되어 있던 그의 유소년기를 해체하고 재조립한다. 그린 스크린 안에서 군인과 민간인, 가해자와 피해자를 오가는 아브디의 모습은 리얼한 특수 효과 안에서는 더 없이 위협적이고 불안하게 다가오지만, 그 레이어를 한 꺼풀만 벗겨내면 유쾌하고 안전해 보인다. 어쩌면 감독은 아브디의 기억을 재현하면서, 그의 잘못된 선택이 본성 때문이 아닌, 그조차도 어쩔 수 없었던 배경 때문임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듯하다. (똑같은 나이의 사진 두 장을 나란히 내려놓는 모습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마침내 이 작업의 제목을 ‘아브디의 기억’이 아닌 ‘이웃사촌 아브디’로 명명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었을 것이다. 제75회 로카르노영화제 은표범상 수상작.